기업 블로그 “나 순수해야 돼?”

-묵힐 수록 좋은 것 세 가지 : 김치, 와인 그리고 친구…

-묵히면 값어치가 떨어지는 것 세 가지 : 옷, 애인 그리고 글…

다소 쌩뚱맞은 Intro입니다. 그쵸? ^^ 보름여 전부터 쓰려다 말고, 쓰려다 만 글이 하나가 있는데 더 묵혔다가는 안 되겠다 싶어서 오늘은 어떻케든 후딱 해치우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최근 몇 년사이 기업들이 블로그 마케팅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회사의 공식  홈페이지는 아니지만 회사를 대표해 고객들과 캐주얼하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창구이기 때문이죠. 알티베이스도 이러한 이유로 알티스토리를 열고 벌써 시즌 3를 맞이 하고 있구요.

각설하고, 이제부터 본론 들어갑니다.

최근(사실은 무려 한달전) 접한 기업 블로그 관련 기사가 하나 있는데 같이 생각해 보면 좋겠다 싶어 올립니다.

지난 2월 한 언론사는 ‘기업 블로그마케팅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이 기사의 요지는 삼성전자 블로그에 최근 T-옴니아폰 리뷰에 대한 글들이 속속 포스팅 되고 있는데, 이것이 자발적인 리뷰가 아니라 제품을 무상으로 나눠주고 요청한 글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블로거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기사 본문 속으로 살~짝 들어가 보시죠…

최근 블로그 마케팅을 둘러싸고 블로거들 사이에 치열한 설전이 펼쳐지고 있다. 기업들이 파워 블로그를 이용, 마케팅을 펼치는 방식이 소비자를 현혹시키고 블로거들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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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T옴니아폰을 홍보하며 블로그 툴 제공업체인 ***와 손잡고 블로거들에게 해당 제품을 미리 제공하고 리뷰 작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블로거들은 “순수 리뷰인 듯 가장했지만 결국 돈을 받고 글을 쓴 것이나 다름없는 리뷰인만큼 공정할 수 없다”며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고가의 휴대폰을 선물로 받은 만큼 날카롭고 정확한 제품 평가가 어려울 것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T옴니아폰의 가격이 무려 100만원 달한다고 하니, 비약하면 리뷰글 하나에 100만원의 원고료가 제공된 셈인가요? 우~왕. 저도 가끔 돈 받고 글쓰는 일을 해 봤지만, 이 정도면 꽤 쎈 원고료네요.^^

원고료에 대한 부러움을 잠시 접고…

이 기사의 요지는-더 엄밀히 말하면 블로거들이 주장하는 요지는-100만원 짜리 제품 공짜로 나눠주고 올린 글이니 리뷰의 순수성이 결여돼 있다는 것인데요. 음…. 기업 블로그의 순수성과 상업성의 경계, 순도 등은 어느 수준이어야 할 지 살짜쿵 고민에 빠져 들게 하는 대목입니다.

저의 개인적인 견해 이렇네요. 기업 블로그의 존재 이유가 뭘까요. 한 기업의 정체성/소식/제품/문화 등에 대한 것들을 좀 더 친근한 목소리로, 편안하게 전해 주기 위한 것이 아닌지요. 근데 그걸 잠시 망각하다보니 이런 논란이 불거진 거 아닌가 싶습니다.

기본적으로 기업이 반드시 지켜야 할 사회적 책임감/도덕성이라는 게 있기는 합니다만, 기업의 모든 비즈니스 활동을 순수성이라는 획일적 잣대로 재단하려는 건 좀 오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마케팅은 블로그에서 말고 다른 데서 하라구요? 글쎄요… 블로그가 신성불가침의 영역은 아니지 않습니까? 저도 오버하는 군여. ㅋㅋ. 그럼 요기까지…

더불어 하고 싶은 말이 하나 더 있는데, 좀 망설여지기는 하나 이왕 시작한 거니 한번 달려 볼랍니다. 살살~.

해당 블로그에 들어갔더니 리뷰의 순수성을 비난하는 글들을 찾아볼 수가 없는데… 이건 제가 그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장소를 못 찾는 건지, 운영자측에서 논란거리를 감춘 건지, 아니면 한 두 사람의 개인적인 생각이 여론이란 이름으로 과대포장되는 건 아닌지… 그런 생각도 잠시 들었습니다.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를 보니 웬지 주저리주저리 생각을 풀고 싶은 욕망이 꿈틀 거려 몇 자 적어봤습니다. 몇 자라고 하기엔 느므 장편이라구여? ㅋㅋ. 지송. 제가 원래 글을 쓰다보면 본의아니게 길어지는 경향이 있어서리… 그래서 잘 안 씁니다…. 앞으론 연재 형식으로 올릴까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