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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Altibase
알티베이스™ 라이프

 “Why? Altibase.” 이 질문은 알티베이스에 입사할 때 받았던 질문이기도 하고, 이후 알티베이스로옮긴 이후 지인들이 가끔 던진 질문이기도 하다. 물론 질문이 들어올 때마다 적절한 답을 주기는 했었다. 그러나 답을 할 때에도 그랬지만 뭔가 정리되지 않은 듯한 느낌이 얼룩처럼 남아있는 듯 했다.

알티베이스로 오게 된 것은 국산 소프트웨어를 하면서 가질 수 있는 긍지 같은 것이 크게 작용하였다. 하지만 그 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바로 이 남은 부분을 적절히 전달하지 못한 것이 이물감의 원인이었으리라.


이렇게 저렇게 알티베이스에서 한 달 남짓을 보내게 되었고 그것도 지금까지 하던 기술이 아니라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영역에 발을 담그게 되었다. 좌충우돌에 심사숙고를 더해가는 가운데 “Why? Altibase”라는 질문의 답은 서서히 윤곽을 잡아나가고 있는 듯 하다.

알티베이스는 한국의 순수한 기술과 자본으로 이만큼 성장한 소프트웨어이니 국산 SW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이 구성원으로서 자긍심을 갖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국산SW로 알티베이스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알티베이스는 국산이라는 단어에 기대어 생존해 왔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산 SW의 눈높이를 높여온 제품이자 기업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국산이니까 써야 한다는 논리 보다는 외산 SW의 극심한 경쟁 속에서도 실력과 기술력으로 지금까지 선택 받아왔고 그 가능성을 넓혀 나가고 있다.

국산 SW를 만드는 회사에서 10년 가량 경력을 쌓아 오면서 국산이라는 말 뒤에 숨어 생존을 꾀하거나 영업적 이익을 얻으려는 사람들을 꽤 많이 보아 왔다. 혹자는 이러한 행위도 비즈니스의 형태라고 얘기하곤 한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이러한 업체들에 대해 그리 좋지 못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을 얘기하면서 IT업계에서는 철학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사실상 국산이라는 말을 자주하는 업체일수록 그리고 그 뒤에서 이득을 꾀하는 업체일수록 철학을 가지고 있지 못함을 만방에 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기업에 SW를 공급할 때는 그들이 우리의 제품으로 그들의 비즈니스가 더욱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품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더 나은 기술과 품질에 매진할 수 밖에 없게 되고 이는 결국 시장에서 나름의 존재 가치를 인정 받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 뒤에는 아무리 거친 말로 그들의 비즈니스를 설명하더라도 상생의 철학, 그리고 실존에 대한 철학이 녹아 들어갈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국산이라는 단어를 빼면 아무런 차이를 주지 못하는 SW의 경우는 어떨까? 심하게 얘기하면 애국심도 하나의 판매 수단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들에게 상생을 찾아볼 수 있을지는 사실상 미지수 이다. 그리고 그들이 바라보는 고객은 또 어떨 것인지 상상할 수 조차 없다.

마치 작은 쇳조각이 자석을 향해 움직이는 것처럼 내가 알티베이스로 향하게 된 것은 이런 국산이라는 단어를 뛰어 넘는 성능에 대한 철학이 강한 자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최종 면접 때 사장님께서 하셨던 말씀은 내 마음을 이 곳으로 묶어 놓기에 충분했다.

정확한 표현은 생각나지 않지만 “망하는 한이 있어도 우리는 DB와 미들웨어만 하겠다.”고 하신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마음 속에서 “그래 그럼 나도 같이 해보지 뭐.”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어쩌면 나에게 “Why? Altibase”에 대한 답은 그 정도면 충분 했을 지도 모르겠다.